다리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백화점이 붕괴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미친 자가 지하철에 휘발유를 퍼붓지 않았습니다. 배가 침몰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사람이 넘어졌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참사'(disater)가 벌어졌습니다. 우리 모두는 살면서 수십번 넘어졌고, 앞으로도 넘어질텐데, 그것이 죽음의 이유가 되는 사회에서 이 죽음을 "애초에 해결할 수 있던 문제가 아니었다"고 말하는 주무장관, 그리고 이 죽음을 '사고'(incident)로 부르기를 강요하는 국가라면, 도대체 이런 장관과 국가는 있어서 무엇 한단 말입니까.
아나키즘이 새로운 지배 이데올로기가 된 국가에서 우리가 얻은 것은 '자유'가 아니라 '죽음'입니다. 그토록 자유를 목놓아 외치던 아나키즘 국가의 리더는 이 죽음을 자유의 대가라 여기는 걸까요. 사과 한마디 하는 걸 이토록 어려워 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홉시 드림.
아홉시의 지식콘텐츠 서비스는 종료됐지만 아홉시 작가님들의 활동은 계속됩니다. 20세기 한국 역사에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시련을 견뎌내며 약자에게 손을 내밀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던 강부원 작가님의 글이 책으로 출간됐어요.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로 은은하게 빛났던 26명의 사람들의 인생 역정을 담은 책 『역사에 별빛처럼 빛난 자들』.
이번 책 출간에 즈음해 강 작가님을 사랑해주는 9독자님을 대상으로 서평 이벤트를 마련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이벤트 참여방법> 1. 아래 <이벤트 참여하러 가기>를 눌러 9독자님의 정보를 알려주세요. 2. 당첨 이후 책을 받고 서평을 남겨주세요.
<이벤트 일정 및 발표> 1. 일정: 2022년 10월 28일~2022년 11월 30일 2. 발표: 2022년 12월 1일(목). 보내주신 정보로 개별 연락드립니다.
우리의 마음을 달뜨게 하는 명시들을 일주일에 한편씩 전해드리는 코너 <우리를 달뜨게 한 시>. 11월엔 정호승 시인님의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와 함께 합니다.
대한민국 행정부를 총괄하는 수장, '국무총리.' 대한민국 의전 서열 5위에 해당하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참사에 관련한 외신 브리핑에서 농담을 하고 웃음을 지었습니다.
정치적 성향과 전혀 무관하게 이 사진 한 장은 명백한 사실 2가지를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1. 망자의 비극 앞에서 대개의 사람은 웃지 않습니다. 그 비극에 '공감'하기 때문이죠. 저 자리에서의 웃음과 농담은 웃고 농담한 자의 '공감 기능'이 결여돼 있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2. 저 자리의 웃음과 농담이 어떤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지는 쉽게 예측 가능한 수준입니다. 국무총리는 고도의 정치적/행정적 판단 능력이 요구되는 자리입니다. 그런 국무총리가 저 저리에서 웃고 농담을 했다는 건 이 사람의 '정무 감각'이 대단히 낮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사회적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정무 감각도 없는 이 사람은 자기가 한 말이 논란이 되자 본인은 쏙 빠진 채 국무총리실 명의의 '공지'를 통해 (국민이 아닌) 출입기자단에게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전했다고 합니다. "경위와 무관하게 사과드린다."
우리나라의 국무총리 또한 진솔한 사과 한마디 하는 게 그토록 어려운 모양입니다.
지난주 보내주신 9독자님들의 피드백을 전해드리는 아홉시 티타임입니다.
🐮 티타임의 '9도자'라는 오타가 재밌네요ㅎㅎ 어쩌면 이성을 통해 인생의 허무를 극복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9시 구독자는 구도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콘텐츠큐!레터의 가장 마지막에 있었던 오타를 발견하셨다는 사실. 그만큼 꼼꼼히 레터를 봐주셨다는 것이어서 마음이 참 따뜻해졌습니다. 감사드려요.
🐢 강부원 작가님 글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랜만에 책 한 권 사봐야겠네요.
강 작가님께서도 이 콘텐츠큐!레터를 매번 보고 가끔씩 저희에게 연락을 주시곤 합니다. 9독자님의 이 피드백이 강 작가님께 큰 기쁨이 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