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은 글 중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거리가 있어 소개해드려요.
손석희 전 JTBC앵커가 스위스 출신의 소설가이자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을 인터뷰할 때 나왔던 얘기라고 합니다. 내용인 즉슨, 어떤 사건이나 현상 등을 평가할 때 '완벽한 무편향'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좋은 편향'을 선택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게 알랭 드 보통의 견해였다고 해요. 9독자 님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위 얘기에서 생각해볼 건 크게 보면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하나. '완벽한 무편향'은 불가능한가. 전, 그렇다고 보는 편이에요. 인간이 살면서 겪는 수많은 경험과 관계맺음이 각각의 고유한 관점과 가치관 등을 만들어내니 말이지요. 대개의 사안에 대해 찬반이 갈리고, 그 사이에 '회색 의견'들이 수없이 존재하는 까닭 역시 인간이 제각각의 '편향'에 따라 해당 사안을 바라보기 때문일테고요.
둘. 그렇다면, '좋은 편향'은 과연 무엇인가. 사실, 고민은 여기에 있겠지요. 각자가 생각하는 '좋음'이란 것도 각각의 편향에 따라 다르니 말이지요. 이런 논의들이 균형을 잃게 되면, 결국 '각각의 편향은 편향대로 존중해줘야 한다'는 '극단적 상대주의'로 흐르고 맙니다. 약자를 향한 혐오와 배제, 조롱과 무시마저 '하나의 편향'으로 인정받기에 이르지요.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볼 일입니다. 우리는 과연 '좋은 편향'과 '나쁜 편향'을 구분지을 수 없는 걸까요? 사람에 따라 '좋고 나쁨'의 기준은 다르므로, '좋은 편향'과 '나쁜 편향' 역시 각각의 기준에 따라 다른 것일까요?
여기,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이 있습니다. 편향적인 사람이지요. 반대로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사람' 역시 편향적인 건 매한가지입니다. 각각의 사람을 '편향'되게 대하니 말이지요. 그런데 이 '강약약강'과 '강강약약', 두 편향은 '좋고 나쁨'을 가릴 수 없는 성질의 것일까요? 적어도 이 예시에 관한 한, '강약약강'은 '나쁜 편향'이며, '강강약약'은 '좋은 편향'이라고 꽤 분명하게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좋고 나쁨'을 가려내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좋은 편향'과 '나쁜 편향'을 가려내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믿는 편입니다. 이 노력이 없이, '강약약강'과 '강강약약'을 구분하려는 노력이 없이, 우리의 세상이 점점 더 나아질 것이란 믿음은 도저히 불가능한 노릇이니 말이지요.
9독자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좋은 편향'과 '나쁜 편향'을 가려낼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그 기준은 무엇일까요. 9독자 분들이 생각하는 '좋은 편향'이 있다면, 그건 무엇인가요?